유학성공기

유학성공기

유학생활의 팁 과 경험을 공유하는 곳 입니다. 회원이신 분들은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유학이야기(3) 의대가려는 김호영

작성자
SS Kim
작성일
2017-01-05 09:47
조회
302
말레이시아에서 유학생활을 열심히 한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할 때 한나프레스가 인터뷰해서 정리한 글입니다(sskim520블로그)
이런 자료가 유학역사가 일천한 말레이시아로 유학오려는 후배학생들에겐 등대와 같은 좌표가 되고 또, 재학생들에겐 힘을 얻는 청량제가 될 것입니다.

우리아이들 인터뷰(3)-김호영

의대 가려고 A 레벨 공부한 호영이 이야기

말레이시아에서 영국계 국제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소위 ‘Pre-U’라고 부르는 프로그램을 하게 된다. 한국과 같은 학제인 미국계의 경우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3학년을 마친 후 졸업하는 것처럼 12학년 때 졸업을 하게 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영국계의 경우에는 한국의 고2에 해당하는 11학년에 한국의 수능 시험과 같은, Pre-U입학을 위한 O레벨 시험을 보게 된다. 그러니 미국계와 비교할 때 고등학교를 1년 더 일찍 졸업하는 셈이다. 졸업 후 택하게 되는 Pre-U에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이중 하나가 A-레벨 시험이다. 프리유 코스 중에서 가장 어렵다고들 하는 이 A레벨은 어려운 만큼 세계 어느 대학에서도 인정해 주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어떤 전공을 하든지 상관이 없지만 일반적으로 프로그램이 어렵다 보니 의대나 법대 쪽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이번 호 ‘우리 아이들’ 칼럼의 주인공인 호영이는 1988년 생으로 지난 2004년 1월에 이곳에 왔으니 중3을 마치고 온 셈이다. 그러나 호영이는 한국에서 중2를 마치고 1년간 태국에서 공부하다 이곳 말레이시아로 넘어왔다. 아는 분의 소개로 태국 방콕에 있는 국제학교에 조기 유학을 갔는데 한국학생들의 수가 너무 많고 태국이 영어권이 아니다 보니 학교는 다녔지만 실제로 영어는 별로 늘지도 않았고 과목도 제대로 못 배웠단다. 그러다 일년 뒤 말레이시아 교육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어 이곳에 왔다. 1년을 태국에서 국제학교를 다녔으니 간단한 영어 회화 정도야 알아 듣는 수준이었다는데 막상 이곳 국제학교에 입학을 해보니 공부하는게 만만치가 않았다. 9학년으로 입학한 호영이는 처음에 영어를 잘 못하는 학생들이 들어가는 기초반에서 한 학기(Term)를 공부한 후, 9학년 마지막 학기에 정규 반으로 옮겼는데 그때부터 영어로 공부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혹독한 어려움을 당했단다. 기초반에서는 쉽게 설명도 해주고 선생님이 수준을 낮춰서 가르쳐서인지 잘 알아들었는데 일단 정규반으로 가니 도무지 들리지도 않고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가 없는 날들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수업시간에 진도를 따라가는 것이 어려웠고 무엇보다도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강의를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 너무도 괴로웠다고 한다. 그러다가 학년 말에 9학년 성적이 이미 10학년으로 진급하기엔 많이 모자랐지만 진급을 위한 특별 시험을 잘 치른 덕에 10학년에 올라갔다.

입학한 지 2학기 만에 10학년이 된 것이다. 9학년과는 달리 10학년은 본인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가 있었는데 영어가 부족해 지리나, 역사, 경제 등 문과 계열은 선택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제일 자신 있는 수학1, 2와 물리, 화학, 생물을 선택했다. 이들 과목을 영어로 배운 것이라고는 9학년 마지막 학기 때 정규 반에서 배운 것이 다니 10학년 첫 학기에는 알아듣지를 못해서 내내 잠만 잤단다. 10학년에 있는 한국 학생들은 2그룹으로 나뉘었다. 졸업과 칼리지 입학에 중요한 11학년에 치를 O-레벨을 대비해 열심히 공부하는 그룹과 아예 포기한 그룹이었다. 영어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10학년 한 학기를 수업 시간 내내 졸면서 지낸 호영이는 자신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생각나 이렇게 시간이 가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10학년 두 번째 학기가 시작되면서 결심을 단단히 했다. 일단 공부한다. 모르는 단어는 모조리 찾는다. 남들이 한 시간이면 읽고 이해할 것을 호영이는 너무도 많은 단어를 찾느라 한 단락을 읽고 해석하는데 하루가 걸리기도 했다. 특히 화학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시험이 끝난 후 선생님이 답을 설명해 줘도 알아듣질 못해서 공부 잘 하는 한 한국 친구를 엄청 괴롭혔다. 매일 전화로 설명을 해 달라고 하고 조르고 그래서 나온 전화비도 만만치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설명해 주었던 그 친구가 얼마나 고마운지…..

열심히 친구한테 물어보고 단어를 끝도 없이 찾아대면서 공부한 덕에 10학년 두 번째 학기 말 시험을 치를 때는 예전엔 백지 투성이였던 시험지를 그래도 꽤나 채워서 냈단다. 그런데 성적이 나왔는데 그 실망감이란….. 시험지를 채웠다고 답이 맞았다는 것은 아니라는걸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아! 나는 안 되나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따르질 않았으니 실망감이 컸다. 그러나 선생님의 강의에 대한 이해도는 현저하게 깊어졌다.

과외나 학원 한번 안 다닌 호영이는 10학년 1학기, 2학기 때 배운 진도를 10학년 3학기가 되자 겨우 쫓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치른 10학년 마지막 학기의 성적이 꽤 많이 올랐다. 11학년이 되면서 진도를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맞춰 공부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 영어가 많이 부족했지만 과목마다 엄청난 양의 단어를 외우고 외운 호영이는 영어로 공부하는 것에 자신감이 붙었다.

국제학교 졸업 때 수학 최우수상을 받고 테일러스 A레벨 프로그램에 들어가 기대보다 우수한 성적으로 A레벨을 마친 호영이는 현재 여러 의과대학에 원서를 넣고 입학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