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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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이야기(2) 디자인하는 김철

작성자
SS Kim
작성일
2017-01-05 09:38
조회
305
말레이시아에서 유학생활을 열심히 한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할 때 한나프레스가 인터뷰해서 정리한 글입니다(sskim520블로그)
이런 자료가 유학역사가 일천한 말레이시아로 유학오려는 후배학생들에겐 등대와 같은 좌표가 되고 또, 재학생들에겐 힘을 얻는 청량제가 될 것입니다.

우리아이들 인터뷰(2)-김철

그래픽 디자인 배우는 철이 이야기

현재 사이버자야에 위치한 림콕윙 유니버시티컬리지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배우고 있는 철이는 2003년 말에 말레이시아에 유학을 왔다. 세이폴 국제학교에서 9학년을 두 번을 하고 지난해 졸업을 했으니 약 3년 반 동안 공부한 후 대학을 간거다. 미술을 워낙 좋아하고 또 재미있어 하고 선생님들한테 칭찬도 많이 받고 해서 미술 쪽으로 진로를 결정한 지는 이미 오래 전이란다.

철이는 무척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자기 성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공부할 때도 성실하고 성적도 웬만했지만 재미있거나 신나는 학창생활의 기억은 전혀 없다. 친구를 적극적으로 사귀는 타입도 아니고 먼저 나서서 일을 추진하는 성격도 아니어서 늘 조용하고 혼자 있는 아이였단다. 그래서 다른 환경에 가서 영어로 공부하는건 어떤 것일까 싶어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고 한번도 와 본 적이 없는 이곳 말레이시아로 조기 유학을 오게 되었다. 외국에서의 생활의 기대감과 설렘은 잠시, 학교에서 영어로 공부 하는건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6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조금씩 들리기 시작한 상태에서 10학년으로 못 올라가고 다시 9학년을 반복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실력이 안되서 못 올라갔고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당시는 왜 그랬는지 한두 살 어린 아이들하고 공부한다는 것에 자존심도 상하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많았다. 그러나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단다. 적어도 낙제는 안된다. 부모님이 기대하시는 것도 생각했다. 나름대로 노력을 해야하지 않나? 최선을 다해봤나? 할 수 있는 대로 해보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영어 숙제는 반드시 해가기로 결심을 했다. 3백자 독후감 숙제를 하기 위해 한글로 쓴 것을 다시 사전을 찾아가며 영작을 끝내니 새벽 5시인 적도 있었다. 따로 영어를 공부할 시간도 없었고 그저 교과서에 나온 단어를 열심히 찾고 해석을 하고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 서서히 수업시간 강의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나니 한번 해 볼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영어 대답이 어눌함에도 손을 들어 말하려고 애썼다. 실수를 했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고 시도해 봐서 손해날 것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당시 9학년에 철이와 동갑인 아이가 있었다. 한국인이 아닌 그 친구는 철이처럼 드럼을 좋아해서 둘이 친구가 되었다. (철이는 드럼을 잘 친다. 교회 주일 예배 드럼 연주자로 봉사하고 있다.) 적극적이고 사교성이 많은 그 친구는 주변에 친구들이 많았다. 철이가 수줍어서 말을 못하면 자꾸 말을 시키고 속으로만 가지고 있는 마음이나 생각을 표현하도록 격려해 줬다. 소극적인 철이의 성격이 이 친구 덕분에 많이 고쳐졌고 이 친구를 생각하면 늘 고마운 마음이 든단다. 많은 한국학생들이 영어로 말할 때 두려워 하는 것이 실수를 할까봐 염려가 돼서이다. 그러나 이 친구 덕분에 철이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또 한 친구는 한국인인데 철이와 비슷한 시기에 말레이시아에 왔는데 영어로 잘 이야기를 해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 친구한테 물어봤다. 어떻게 영어가 늘었나고…… 그 친구의 대답이 “일단 시도를 해봐라. 절대 손해 안본다. 일단 말을 많이 해라.”였다. 이 친구의 말도 철이에게 귀한 충고가 됐다. 미술대학을 가기로 했지만 아무래도 영어가 부족해 O레벨을 위해서 이과 쪽 과목을 많이 이수했다. 기본 영어와 수학 이외에 화학, 물리, 아트, 수학, 경제과목을 선택했다. 10학년 때 회계학을 선택했지만 중도에 포기했다.

철이는 요즘 대학생활이 즐겁다. 본인이 좋아하고 흥미있어 하는 미술을 하고 있어서다. 그룹으로 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많은데 아이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좋아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도 솔솔하다. 철이는 림콕윙대학에서 2-3년간 공부하고 호주 맬버른에 있는 세계적인 디자인 스쿨 RMIT로 학점이수제로 편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림콕윙대학의 학점을 RMIT에서 그대로 인정을 해 주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포기하고 싶을 때 마다 철이가 스스로에게 한 질문이 있단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과 일의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 이해가 안 된다고 수업시간에 자고, 한국 친구들하고만 어울리고, 자존심이 상한다고 영어 사용을 안 하고, 학교 규칙에 어긋나는 것이 멋진 것 처럼 보이고…… 이런 행동과 생각이 나중에 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모두들 이곳에 비행기 타고 와서 부모님 떠나서 잘 해 보려고 오지 않았는가? 학교를 탓하고, 환경을 탓하지만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본인이라는 생각을 했단다.

철이는 이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에 비해 훨씬 수월하고 시간도 많고 공부 이외에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는 여유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있어 훨씬 유리한 환경이라는 생각이다. 부모님을 떠나 외국에서 영어로 공부하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철이는 본인이 계획하고 꿈꾸던 길을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