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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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컨설팅을 하면서 나눠드리고 싶은 글들 입니다.

기분 좋은 날(1) - 가디언비자의 진화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9-30 12:00
조회
401
요번주는 기분 좋은 일이 두가지나 있었다.

하루 아침에 좋은 일이 생긴 것은 아니다. 몇 개월전부터 은행과 대학에 편지보내고 몇번 미팅을 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요번주에 동시에 결과를 통보받은 것이다.

자동차 구입할 때 현지인 보증인(Local Guarantor) 없이 은행융자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대중교통수단이 약해서 차가 필요한 곳이다. 그렇지만 차 값이 비싸고, 은행대출 받으려면 현지보증인을 세우라고 해서 함부로 사기 힘들었다.

자동차를 살 때 전액을 다 현금주고 살 수는 있었지만, 현지인이 보증서지 않으면
은행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아무 외국인에게나 다 보증인 없이 대출해주는 것은 아니다. 몇 달 전부터 은행융자부서에 가디언비자를 설명했다. 우리 학부모들이 받는 가디언비자에 대해서는 현지인들은 잘 모른다. 우리는 자녀들이 국제학교에 다니니까 어디에 국제학교가 있는 줄 알지만, 말레이시아인들은 택시기사조차도 국제학교 위치를 잘 모른다. 사실 한국에 있는 국제학교가 어디에 있는 줄 우리도 모르지 않는가. 현지인들이 당연히 가디언비자를 알고 있을 것 같지만, 그들은 가디언비자가 어떤 것인지, 어느 성격인지도 알지 못한다.
은행사람들에게
“가디언비자는 워크퍼밋이나 세컨홈비자보다 더 쎈 비자로서, 일종의 귀족비자인데 귀족비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왜 현지 보증인을 세워야 하는지 알수가 없다”

“가디언비자를 갖고 있는 사람의 자녀는 다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고, 거의 다 비싼 임대료를 지급하는 고급 콘도에 살고 있고, 한달에 만 링깃이상 지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은행도 이런 그룹에 대한 융자 정책을 바꿔야 하지 않겠느냐”고 역설했다.
몇 차례 은행본점 직원과 만나고 설명하고 했더니, 현지보증인 없어도 융자를 해주겠다고 통보왔다. 조건이 있는데, 75%까지만 융자해주겠다고 한다.

가디언비자는 사실 한국인들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 중에서 우리처럼 애들 교육때문에 아빠는 한국에 있고 엄마만 애들을 데리고 와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가디언비자는 크게 봐서 학생비자의 종속비자이다. 근무비자(Work Permit)를 받으면 배우자와 18세미만의 자녀는 종속비자(Dependant Pass)를 받게 되었다.
6년전부터 말레이시아에 한국유학생생들이 들어 오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유학이라는 게 없었고, 부모가 주재원으로 발령나서 근무비자를 받으니 굳이 학생의 종속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었다. 단지 교육부에서 외국인 학생수를 파악하기 위해서 부모가 근무비자를 받아도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학생비자를 별도로 받아야한다고 할 때는 있었다.
가디언비자도 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6년전에는 가디언비자를 받으면 6개월씩만 주고 6개월이 만료되면 무조건 외국에 나갔다 와야 했다.
재작년부터 만료가 되어도 외국에 나가지 않고 말레이시아 국내에 체재하면서 연장할 수 있게 되었다. 금년 9월부터는 한국대사님이 이민국사람들을 설득한 결과, 6개월씩 주던 비자를 1년씩 내주고 있다. 편리하기도 하지만, 비용이 덜 들게 된 것이다.

기간만 늘어난게 아니라 쓰임새도 늘어났다.
IMF사태 이후부터 외국인 은행계좌 개설이 허용되지 않았다.
계좌가 없으니 현금을 들고 다녀야 하고 현금 냄새가 나니 날치기들이 성행했던 것이었다. 3년전에 은행지점장을 설득해서 가디언비자로 계좌개설하게 했다.

작년부터 한국인들의 아파트구입이 두드러 졌는데, 1-2년 유학을 생각하고 왔던 분들이 말레이시아 유학이 좋다고 기간이 늘어나면서 7-8년을 계획하고 심지어는 아주 이주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늘어났다. 장기 체재할 사람들에게 월세는 너무 많아보일 수밖에 없다. 월세로 내집 마련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구입이 많아진 것이다. 금년 초부터 주택융자도 가디언비자가 있으면 70%까지 받게 되었다.

말레이시아에 온지 내년이면 만25년 되가는 고참 교민이지만, 먼저 온 사람으로서 이제 좀 체면이 서는 듯하다.
기분 좋은 한 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