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성공기

유학성공기

유학생활의 팁 과 경험을 공유하는 곳 입니다. 회원이신 분들은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유학이야기(31) 말레이시아에 왔다가 싱가폴음대 전액장학금 받은 김경현

작성자
SS Kim
작성일
2017-12-01 09:50
조회
489
우리아이들 인터뷰(31)-김경현

“좋아하면 포기하지 마세요. 뜻이 있으면 길이 있어요”

데블베이스 전공으로 싱가포르국립대 장학생으로 입학한 경현이 이야기

많은 한국 학생들의 말레이시아로의 조기유학이 경쟁이 치열한 한국 교육에서의 탈출이라면 이번 우리아이들의 주인공인 경현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경현이는 음악을 전공한 엄마의 열심과 본인의 재능으로 음악이 아닌 다른 전공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선화예중을 피아노 전공으로 입학 한 그녀는 오랫동안 함께 한 피아노를 접고 중3때 더블베이스로 전공 악기를 바꿔 선화예고에 입학을 했다. 피아노와는 달리 전공자가 많지 않는 더블베이스로 악기를 바꾸게 된 것은 엄마의 권고가 컸다. 전공자가 많은 피아노를 연습하고 레슨받고 치열한 경쟁에 실기에 시험에 고된 시간들을 보내는 아이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엄마가 마음이 안쓰러웠단다. 그래서 한예종에 계신 한 교수님을 경현이와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녀의 음악적 기질 및 재능에 더블베이스가 적합한 악기라는 충고를 듣게 되었단다. 교수님이 전해준 더블베이스 연주 CD를 돌아오는 차안에서 듣게 된 그녀는 덩치 큰 악기인 더블베이스의 낮고 깊은 소리에 매료되어 전공악기를 바꾸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선화예고에 입학해 더블베이스를 배운지 2년 만에 말레이시아로 오게 되었다. 부모님과 동생 2, 그리고 경현이 다섯 명의 식구가 한국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말레이시아로 오게 된 것은 경현이에게 더블베이스 연주를 가르쳐 주실 독일 선생님이 바로 이곳 말레이시아 필하모닉오케스트라(MPO)의 더블베이스 주자로 활동하고 계시기 때문이었다. 말레이시아에 대한 아무 지식도 없이 지난 2009년 정현이는 선화예고 1학년이 끝나가는 11월에 이곳으로 왔다. 고1의 나이는 조기 유학을 오기에는 이미 늦은 감이 많았다. 일단 암팡에 위치한 한 국제학교에 입학을 했지만 그녀는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되는 열악한 학교 환경에 불만이 많았다.

입학 후 단 2개월 만에 학교를 그만 두었다. 도저히 다닐 수가 없었다. 음악을 전공할 경현이로서는 여러 과목을 배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영어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학교보다는 영어학원이 나을 듯 싶었다. 그러나 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외국 대학을 가려면 나중에 한국에 가서 검정고시를 봐야만 했다. 그걸 감수하겠다고 생각한 경현이는 영어 학원을 다니며 착실히 영어실력을 키워나갔고 동시에 MPO에 계신 독일 선생님께로부터 꾸준히 레슨을 받았다. MPO지휘자의 추천으로 현지인만 입단이 가능한 말레이시아 필하모닉 청소년 오케스트라에도 들어가 연주 캠프도 함께 갔다. 이곳에 온지 일 년여가 지난 뒤 검정고시를 보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갈 계획을 잡고 있던 경현이는 어느 대학이고 오디션이라도 보는 곳이 있다면 일단 경험삼아 한번 시험을 치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구나 유럽으로의 유학을 계획하고 있던 그녀는 말레이시아의 이웃인 싱가포르 대학에서 음악대학 오디션이 있다는 사실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이 그저 이웃나라에 있는 대학이라는 생각만으로 싱가포르에 내려가 오디션을 봤다. 물론 검정고시를 치를 예정이라는 것을 단서로 한 입학 오디션이었다. 그후 한국에서 한 달 간 검정고시 학원을 다닌 후 그녀는 곧 바로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했다.

한국에서 우연히 열어본 이메일에서 싱가포르 음악대학의 입학통지서를 발견했다. 합격뿐 아니라 4년 전액 장학생으로 말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명성을 전혀 모르고 있던 경현이는 입학을 주저했다. 우수한 학교도 아니고 조그만 섬나라 싱가포르에 있는 작은 대학으로만 알았던 것이다. 입학을 주저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녀의 입학소식을 전해들은 사람들의 축하 메시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그제야 인터넷에서 싱가포르 국립대학을 검색해 봤다. 전 세계 대학순위가 상위인 명실 공히 홍콩대학과 맞먹는 아시아 최고의 대학의 하나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특히 음악대학의 경우는 개설한지 몇 년 안 된 신설단과대학이라 학교에서의 후원 및 지원이 대단하고 국립대이니 만큼 음악대학 및 싱가포르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에 대한 큰 비전을 꿈꾸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전액장학금에 졸업하면 바로 싱가포르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전임 연주자로 들어가게 되어 청년실업과도 무관하다.

한국 친구들은 싱가포르대학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곳에선 모두들 축하를 해 줬다. 특히 MPO에 계신 독일선생님이 크게 기뻐하셨다. 한국과는 달리 강압적이지 않고 학생 스스로의 창의적인 모습을 격려해 주시며 가르쳐 주셨던 이 선생님은 자신의 제자가 좋은 성적으로 아시아 최고의 학교에 입학한 것을 자신의 일인 양 기뻐하셨다. 말레이시아로 식구 모두가 옮겨오기 전, 이분의 레슨을 받으려고 몇 번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분 스스로가 유명한 더블베이스 연주자임도 불구하고 겸손하시고 본인의 연주방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성과 개성을 강조해 주면서 항상 칭찬하고 격려해 주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분이 기꺼이 경현이를 가르쳐주시겠다고 허락을 하시자 식구 모두 주저함없이 짐을 싸서, 이곳으로 온 것이다. 이곳에서 두 달 만에 국제학교를 그만 두었을 때 경현이의 앞날에 대한 막막함과 염려로 마음 조려하셨던 엄마도 경현이가 연주자로의 꿈을 지속적으로 펴나갈 수 있는 곳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크게 기뻐하셨다. 그것도 4년 전액장학생으로 말이다.

지난 9월 입학해서 싱가포르 대학 내 기숙사에서 거주하고 있는 경현이는 대학생활을 즐기고 있다. 학생들을 향한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과 후원에 늘 감동이 된단다. 싱가포르 인재들 뿐 아니라 이곳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로 국제적이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이 된단다. 타 단과대학에 비해 아직 규모가 작은 음악대이지만 호주 및 유럽, 미국등지에서 온 친구들이 많단다. 학생들이 우수한 연주회를 보러갈 수 있도록 무료 티켓도 제공해 주고 공연을 위해 항공료도 학교가 지불한다. 아프면 바로 대학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우리가 걷는 인생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좋은 사람들, 그리고 예상치 않게 열리는 순탄한 길, 알지 못하던 한 나라 말레이시아에 오게 되어, 좋은 스승 밑에서 연주를 배우고, 이곳이 아니었다면 생각지도 못했을 싱가포르대학에 입학하게 되고... 경현이는 자기 앞에 펼쳐진 길에 감사한 마음이 넘친다. 음악을 전공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다. “음악을 하는게 돈도 많이 들고 쉽지가 않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어느 학기를 하든 피아노가 기본적으로 밑받침이 되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음악은 재능보다 노력이다.”



도전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이 자신의 장점이라는 경현이는 단호하게 피아노를 접고 애인처럼 생각하는 더블베이스로 옮긴 것이 참 잘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실력있는 좋은 연주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긴장되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연주나 공연을 앞두고 자신을 향해 잘 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부추기고 열심을 낸단다. 실수에 연연해 하지 않고 앞을 향해 나가는 경현이 그녀의 앞길에 지금과 같은 순적함이 항상 있기를 바란다.

(말레이시아에서 유학생활을 열심히 한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진학할 때 한나프레스가 인터뷰해서 정리한 글입니다)(sskim520블로그)

이런 자료가 유학역사가 일천한 말레이시아로 유학오려는 후배학생들에겐 등대와 같은 좌표가 되고 또, 재학생들에겐 힘을 얻는 청량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