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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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컨설팅을 하면서 나눠드리고 싶은 글들 입니다.

영어·중국어 모두 잘해야 수업 따라가

작성자
admin
작성일
2005-10-08 12:00
조회
1773
실력맞춰 학교 선택하는 것이 현명
부족한 과목은 과외받아 보충해야
김세수·전 재말레이시아 한인학교교장 www.studyservice.net

입력 : 2005.09.11 21:55 03 / 수정 : 2005.09.11 21:57 17


“밤 늦게까지 애들을 잡아가면서 학원 보내 봐야, 좋은 대학 간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대학 나오면 또 뭐 합니까, 취직이 잘 됩니까?”


자녀 유학 이유를 물어보면 거의 똑같이 나오는 답이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가 유학지로 알려지면서 유학의 대중화가 이루어졌다. 전에는 경제적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했고, 연고가 있어야 용기를 내어서 조기유학을 보냈다,


지금은 한국에서 드는 비용이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 드는 비용이 비슷하니 그럴 바에는 유학을 보내자고 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에는 조기유학생이 약 3,500명, 싱가포르에는 약 2,000명이 있다.


과거 30년동안 변하지 않던 한국인 수가 말레이시아는 3배로 늘었고, 싱가포르는 거의 두배 가까이 되었다. 전통적으로 하던 건설업, 제조업, 무역업에 종사하는 한국인은 줄어들었지만,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육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에서만 들어오는 게 아니라 캐나다, 뉴질랜드, 중국, 필리핀에서 이 곳으로 전학 오는 학생들도 있다. 대체로 영어 중국어를 동시에 가르치려고 오고 있다.


1~2년만 영어를 충실히 하고 들어 가겠다는 가정이 대세였지만, 요새는 아예 고등학교를 여기서 마치고 대학도 외국으로 보내겠다고 하는 가정이 많아졌다. 기러기 가족이기는 해도 한국에서 멀지 않아서 주말에 다녀 가기도 어렵지 않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주말부부나 한달에 한번씩 오는 월말 가족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아빠가 자주 왔다갔다 하는 집은 일거리를 만들어서 아주 주저앉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여기서 오랜 동안 학교를 운영하면서 또 유학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허상을 보고 보내거나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부모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유학은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해 주는 것이지만 쉽지 않다. 한국에서는 귀만 열어 놓으면 수업을 알아들을 수 있지만 영어로 중국어로 하는 수업이 잘 들릴 리가 없다.


학생입장은 염두에 두지 않고 부모의 욕심대로 유학을 시작하거나 학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수업을 소화해낼 지는 염두에 두지 않고, 한국애들이 한명도 없는 학교에 입학시키는 경우가 그렇다. 한국에서 중국어나 영어를 1년 이상을 가르쳤으니 중국학교나 국제학교에 가면 수업을 따라 갈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한다.


한국에서 10년을 영어 배운 사람이 외국사람 만나면 쩔쩔 매는 것이 현실인데 자기 아이에게는 해당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서 외국학생이 한국어 회화를 배우고 한국학교 중1에 입학했다고 하면 그 학생들이 일상회화는 하겠지만 교과내용을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 한국 학생들도 있는 특별영어반을 거쳐야 학업에 대한 흥미가 유발되는 것이고, 학교생활이 재미 있으면 높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국제학교에 대한 환상이다. 백인교사가 있고, 시설이 좋고, 한 반에 20명이 안 되는 학비 비싼 학교에 입학 되면 좋은 교육 받고 저절로 명문대학을 갈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해주는 교육은 반밖에 안 된다. 나머지 반은 학부모나 본인이 알아서 하는 것이다.


학교 다니면서 부족한 과목은 과외를 시켜야 한다. 한국처럼 100점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보충수업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만 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니 중국어도 가르쳐야 하고, 예체능 과목도 시켜야 한다.


학비가 비싸다는 것은 시설이 좋고 교사 월급이 많다는 것이다. 학교수영장에 1년에 몇 번이나 들어갈 것이며, 발레댄스 전용교실이 있다고 자기 아이가 1년에 몇 번이나 발레시간이 있는 것인가. 외국인 교사들은 월급이 많으니 그 월급을 학비에서 충당해야 하는 것이다. 외국인 교사는 주재원과 같이 왔다가 가는 것이다. 일관성이 떨어지고, 일류선생이면 외국에 나올 리 없다.


교사가 학생들의 적성을 발국해서 그 특성에 맞는 교육을 시킬 것이라는 것은 꿈 같은 애기이다. 한 반에 20명 밖에 안 되는 소규모 반이라도 교사가 모든 학생을 개별적으로 교육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백인교사라면 실력이 우수하고 학생관리를 잘 해줄 것이라는 착각이나 환상을 하게 된다. 오히려 우리와 정서가 달라서 학생의 특성파악이 늦는 편이다.


▲ 김세수·전 말레이시아 한인학교교장

비싼 학비 내는 학교보다는 학비가 저렴한 곳을 택하고 여윳돈을 가지고 개인적으로 자녀에게 투자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수영장 있는 학교에 학비를 많이 낼 것이 아니라 수영장 없는 학교에 학비를 덜 내고 자기가 사는 콘도의 수영장에서 개인 레슨 받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연간 학비 300만원밖에 안 되는 세이폴국제학교에 다니는 강동희양은 중1 때 말레이시아에 왔지만, G.C.E. “O”레벨 시험에서 8A라는 성적이 나왔다. 8과목이 A학점이라는 것이다. 이 학생은 옥스포드 캠브지리대학에 입학할 실력이 되는 것이다.


유학은 많은 돈이 든 다고 생각하지 말고, 덜 쓰면서도 여러 가지 교육을 효과적으로 시킬 수 있는 부모의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