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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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컨설팅을 하면서 나눠드리고 싶은 글들 입니다.

우리 교민들의 활로는 무엇인가 ?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7-16 12:00
조회
1291
우리 교민들의 활로는 무엇인가 ?는 오래 전부터 제가 갖고 있는 과제였습니다.
우리 교민 모두의 과제이며 도전(Challenge)입니다.

이역만리 타국에 나와 정착해서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장미빛 꿈을 품고 온 사람들도 있겠고, 도피성도 있겠고, 친구 따라 강남에 온 사람도 있을 겁니다.
말레이지아가 좋던 싫던 우리 교민은 이 나라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가 흥청거릴 때는 형편이 나아지는 것이고, 싸늘한 경기에는 힘들 수밖에 없겠지요

아직까지는 한국인들은 여기서 일등국민의 대접을 받고 살고 있습니다. 마하티르 총리는 한국과 일본을 본 받자고 Look East정책을 주장했고, 곳곳에 한국 건설회사가 지어놓은 건축물들이 있고, 올림픽 월드컵열기에 현지인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한국인이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이런 대접 받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 우리 교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입니다. 말레이지아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라크전쟁과 사스로 말레이지아를 비롯해 전세계 경기가 다 얼어붙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웠던 세계경기에 설상가상 엎친데 덥친격입니다. 아마 한국은 더 심할 겁니다.

이런 단기적인 침체와 관계없이
말레이지아 제조업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노동의 질에 비해서 임금이 인근 국가에 비해서 높습니다.
세계무역고의 1% 수준인 말레이지아가 세계경기에 민감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소국의 설움입니다. 미국 일본 의존도가 큰 말레이지아로서는 이들 두 나라가 흔들리는 이때에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지요, 다행히 천연자원 많고 노조문제 없고, 국민들의 뛰어난 국제화 감각으로 잘 버티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외국인투자가 있어야 국내경기가 활성화 되는 법인데, 외국인투자유입이 10년전만 못해졌습니다. 인근 경쟁국으로 돌려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안 들어 오는 것은 아닙니다. 인건비 높고 노조문제로 골치 아픈 곳도 투자 하는 경우가 있고, 다 중국으로만 몰리는 것은 아닙니다.
제조업만 업종이 아닙니다. 싱가폴이 독차지 하고 있던 중계무역을 일부 말레이지아가 빼앗아 왔고, 싱가폴에 동남아 본부를 두고 있던 다국적기업들이 말레이지아로 본부를 옮겼습니다.
싱가폴항구에 정박하고 급유하고, 수리하던 대소형 선박들이 말레이지아 항구에서 하고 있습니다. 싱가폴보다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 투자여건을 개선 하겠다고 합니다.
경쟁력 있는 교육,관광부문에서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유학가는 학생들 때문에 교육적자를 줄여 보겠다고 시작한 외국대학유치에 성공해서 효자 산업이 되었습니다. 아시아권에서 이런 유학인프라를 갖춘 나라는 없습니다. 전세계 50여개국의 유학생들이 8만명이 들어와 있습니다. 앞으로 더 늘어날 겁니다.

거품경기는 부동산투기에서 쉽게 오는 법인데 10년전의 아파트 값을 비교해보면 대단한 것 아닙니다. 한국인이 몰려 사는 에비뉴는 약 750가구가 있는데 10년전에 30만불에 분양 받은 건데 지금 35만불에 팔겠다고 합니다.
땅이 넓으니까 옆에다 또 지으면 되는 겁니다.
자동차 융자는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이 차를 담보를 잡고 빌려주는 것입니다. 1,700만원짜리 Wira를3년후에 팔면 1,200만원은 받을 수 있습니다

뒤 돌아보면 우리교민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교민들이 하는 업종도 대단히 다양해졌습니다. 영어 한마디 못해도 먹고 사는 한국인이 생겼습니다.
20년전 아니 10년전과 비교해 보면 3,000명의 교민이 5,000여명이 되었습니다. 교민 성격도 전에는 주재원과 그의 가족들이 주였지만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시는 교민들이 더 많습니다.
교민들이 하던 업종 수도 5가지에서 지금은 20여개로 늘어났습니다.
교민수의 척도를 알 수 있는 식당은 10개에서 40여개로, 교회수도 5개에서 30여개로 늘어 났습니다. 공관원수도 늘었고 코트라직원도 늘어 났습니다.

눈에 뛰는 것은 말레이지아 대표적인 상가인 부킷빙땅이나 마스지드 인디아 거리,메가몰에 우리 교민들이 도 소매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넷 국제통신카드는 현지인에게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고, 한국인을 상대로 하던 한국슈퍼가 한곳 있었는데 지금은 현지인들도 자주 오는 슈퍼가 5개 있고, 제3호점까지 구상하고 있는 슈퍼도 있습니다. 말레이지아 유명백화점안에 한국물건 납품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국인만 목 빼고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식당은 8-10개가 성업 중입니다.
10년전에는 교민들이 언감생심 구경도 못했던 밴스 타는 교민이 20여명은 넘습니다.

한편 힘든 사람도 많습니다. 사업을 한다고 창업은 했는데 장사가 안되니까 자기자본은 다 까먹었고, 한국에 있는 친척 돈까지 빌려다 쓰고도 허덕이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현재의 일시적인 어려움에서 활로를 찾는 것도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탄탄하고 뿌리를 깊숙이 내려 말레이지아 내에서 한국인 사회가 정착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느냐 ?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우리주위에 있는 교민들에게서 배우는 교훈이 있지 않을 까요.
이들을 보면 발상의 전환입니다. 그 교민들의 고객은 반드시 한국인만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남들보다 먼저 시작한 것이죠.어디에도 이 업종이 잘된다, 이렇게 해라는 것은 없습니다.
남들이 잘된 것 보고 아차 나도 그렇게 할걸 하곤 합니다.
우리의 벤치마킹이나 표본은 주위에 있습니다.
마케팅도 현지식으로 하는 겁니다. 어느 업종은 아침 8시부터 8시반까지 30분이 가장 중요한 마케팅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놓치면 사람을 만날 수 없는 거지요. 한국에서 만들어오는 회사 카타로그가 얼마나 촌스러운지 받아본 사람은 알 겁니다. 언어 구사력도 별로 인데 마케팅킷트까지 엉성하니 현지인에게 어필이 안됩니다.

제 소견으로는 이런 것은 어떨까 합니다.
말레이지아는 많은 공산품을 아직 수입에 의존 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한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게 아직 많이 있을 겁니다. 몰라서 못하는 거지요. 그 품목을 취급하지 않은 사람이 하니까 힘들거나 실패하겠지요 백화점에 가 보면 Made in Korea제품이 꽤 있습니다. 이런 것 다 한국 사람이 수입해오는 것 아닙니다. 현지 중국인들이 한국에 가서 직접 수입해오는 게 많습니다.
공장에서 필요한 부품들이 일제에서 한국산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다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산 자동차가 많이 깔리고 있습니다. 이제 부품을 교체할 때도 되었습니다. 수입산 자동차의 부품은 비싼편 입니다. 중고 스페어 파트 찾는 현지인이 많습니다. 이것 마저 중국계에게 빼앗길 필요가 있을 까요

조그만 식당 하나 개업 하려고 해도 5천만서 1억은 들어 갑니다. 과당 경쟁 될 것 알면서 무경험자가 막무가내로 차리느니, 여기 와서 한 6개월은 새 아이템을 찾아보는 것이 오히려 현명할 겁니다. 가급적 현지인을 상대로 하는 업종으로 말입니다. 먼저 들어와 살고 있는 교민들의 의견도 들어보아야 합니다.

“우리 교민의 활로는 무엇인가?”는 우리가 책상머리에 적어놓고 매일 매일 새로운 각오로 다짐해야 하는(日新 日新 又日新) 화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