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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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컨설팅을 하면서 나눠드리고 싶은 글들 입니다.

조기 유학 천국 말레이시아(1)

작성자
admin
작성일
2005-10-08 12:00
조회
829

*출처: 조선일보 이광회 블로그
http://blog.chosun.com/kgsr



저는 올 4월 말레이시아와 태국, 싱가포르 교육관련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당시 느낀 부분을 나누고 싶습니다.



왜 우리는 영어교육을 위해 동남아 국가로 가야 할까요? 영어조기 유학바람이 거세다보니 대한항공의 동남아 노선까지 붐비게 됐을까요?



앞으로 제가 쓸 내용은 물론 이런 신세한탄은 아닙니다. 조기유학 현지 분위기를 소개하고, 나름대로 보고 들은 것을 나누고자 함입니다. 다만 우리 형편에 대한 아쉬움은 매우 큽니다. 자! 이제 시작할까요?





조기 유학 천국 말레이시아(1)기숙학교(Boarding School)





말레이시아는 요즘 아시아의 영어 조기유학 코스로 각광 받고 있어요.



이유는 여러가지 이겠지만 아무래도 싸고 질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일겁니다.



우선 정부부터가 아주 열심입니다.



말레이시아 정부안에는‘국가경제행동위원회’라는 돌격대조직이 있습니다.

무스타파 모하메드 위원장은 최근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공사립대학생 61만9600명 중 외국학생은 3만6466명(6%)에 불과하다. 더 빨리 늘려라.” 말레이시아 인구는 2450만 명으로 한국(4600만 명)의 53%선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 숫자는 한국(1만2000명)의 3배인데도 성에 안찼던 모양이지요.



말레이시아 정부의 ‘경제역점분야’가 유학생 유치예요. 초중고는 청소년 조기유학 천국으로 만들고, 대학은 중국 등 주변국의 대학생 유치로 ‘달러 박스화’ 하자는 목표다. 영국식민지(1786~1957) 지배 171년을 거치며 뿌리내린 ‘영어 인프라’가 바탕이 됐을 겁니다.



말레이시아는 조기유학 대상학교 면에서 아주 다양합니다.



우선 ‘기숙학교’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보딩스쿨이라고 합니다.



기숙학교는 영국이나 미국의 전형적인 사립학교 제도로 대부분 명문사립학교들은 기숙학교인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 또한 함께 숙식하며 단체생활을 맛보고, 오로지 공부와 스포츠, 동료와의 단결정신 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미국의 최고 명문 기숙학교 출신입니다.





제가 가본 콸라룸푸르 투앙쿠 카파 칼리지(Kolej Tuanku Jaafar)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말레이시아 최고 명문 기숙학교입니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중고교가 함께 있습니다. 매년 영국 옥스포드, 케임브리지 등 명문교에 꽤 많이 진학시키는 유명학교라고 합니다.



이 학교는 최근 1~2년 전부터 한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학생들이 밀려 들고 있어요. 한국학생은 작년 10월 10명에서 지난 4월에는 29명으로 늘었습니다. 벌써 5개월이 지났으니 그 사이 또 늘어났을 겁니다.



왜 몰리느냐구요? 역시 ‘값싸고 교육의 질이 좋다’는 입소문 때문이라는 겁니다.



영국인 패트릭 브릭스(Patrick Briggs) 교장은 저에게 “신청자 수는 훨씬 많았다”고 말했어요.



<위치>



콸라룸푸르에서 자동차를 타고 50분 쯤 외곽에 위치해 있습니다.

캠퍼스는 어지간한 대학 캠퍼스와 큰 차이 없습니다. 널찍한 터와 운동장에 세련된 건물, 첨단 교육시설.. 잔디구장에 주변의 밀림들이 어우러져 꽤 훌륭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더군요.



솔직이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학교 시설은 제 아이들이 당시 다니던 홍콩의 국제학교 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땅이 넓은 탓이겠지요.



<숙식,수업료 월 100만원>



이 학교 1년 등록금(숙식포함)은 3만3000링깃(1100만원) 정도입니다. 한달 평균 100만원 남짓 되는 셈이지요.



한달에 100만원을 내고 먹고, 자고, 영어 교육 받고....



제가 요즘 한국에서 저희 아이 한명 영어교육에만 20만~300만원을 넘게 쓰고 있습니다.



이 뿐입니까? 여기에 기타 좀더 심도있는 국제화 교육 좀 시키려면 아이 한명에 한달에 드는 돈이 솔직이 100만원 가지고도 모자랄 겁니다. (제 경우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아마 먹여주고, 제워주고, 영어교육 시켜주고, 운동 시켜주고, 기타 교양교육 시켜주면서 100만원만 내라고 하면 저 역시 손들고 덤벼들 겠습니다.



우리 사교육비 정말 만만치 않더군요. 와보니, 알겠어요.



<기숙사 시설, 관리>

기숙사도 들어가 봤습니다. 한방에 6명이 들어가는 큰 방이었는데 개인 싱글침대가 놓여 있고, 아이들의 개인 사물함이 놓여 있어요. 깨끗하게 정리정돈돼 있더군요.



고학년 즉 고교생이 되면 한방에 2인이 씁니다. 고학년 대우를 해 주고, 열심히 대학입학에 전념하라는 배려입니다.



아이들에게 단체교육 장소로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요즘 우리 아이들의 자기 공부방 보다야 못하겠지요.



관리도 철저하게 하더군요.



방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다른 아이들의 생활에 방해를 하면 2~3회 경고를 한 후 시정이 안될 경우 퇴학조치를 한다고 합니다.



실제 아이 기숙사동 아이들 방 옆에 책임 교사가 함께 숙식을 하기 때문에 24시간 아이들은 교사의 보호하에 놓여 있는 셈이지요. 각층마다 사감 선생님 1명이 함께 숙식을 합니다.



밤 10는 소등시간이기 때문에 모든 숙제와 과제물, 예습은 10시 이전에 마쳐야 합니다.



<운동은 필수>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스포츠인데 이 학교에서는 운동은 의무사항입니다. 거의 매일 1시간 이상은 개별 스포츠에 전념해야 합니다. 그리고 화~목요일은 클럽활동을 시키고요.



한 학생은 월,수,금은 학교체육시간이 있고, 화,목은 개인적으로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규정위반은 퇴학>



담배요? 규정상 ‘절대 금연’이랍니다.



제가 가기 얼마전 한 외국 학생이 담배를 피다 걸렸고, 몇차례 경고에도 시정이 안되자 학교측에서 퇴학조치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퇴학생이 많다고 합니다. 친구를 구타했을 경우는 즉각 퇴학조치된다고 합니다.



폭력학생이 있을 수 없지요.



<자유스러운 수업분위기>



한국 학생들도 비교적 자세히 살펴봤어요.



제가 간 날 학교측에서 6~7명의 중고교 학생(한국인)들을 주선해 줘 그들과 캠퍼스를 거닐며 실제 수업현장까지 들어가 봤습니다. 제가 실명을 얘기할 수는 없고, 그 때 들었던 얘기들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수업 현장도 들어가 봤습니다.



제 아이들이 있던 홍콩의 국제학교와 똑 같았습니다. 외국학생들(주로 한국과 동남아 학생들이 많았고, 서구 학생들은 적은 편)이 서로 섞여 영어로 수업을 받고 있었어요.



교사들도 영국인들과 말레이시아 출신의 외국유학파들이 섞여 있더군요.



이 점은 홍콩과 좀 달라요. 홍콩국제학교의 경우 교사들은 사실상 영국, 미국, 캐나다출신인 경우가 많아요. 홍콩인 교사는 거의 없습니다. 말레이시아 현지 출신 교사들이 많은 이유는 말레이시아가 영어권에 가까운 국가이기 때문일 겁니다. 학생들 얘기를 들어보면 발음은 조금 문제가 있지만 영어 배우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물론 영어교육 교사는 영국인들이 전담하지요.


<외로움이 문제>


한 한국인 남매 학생이 있었어요.

누나는 고등학교 1년, 동생은 중학교 2년생으로 기억합니다.



아버지가 건설회사를 다녔고, 중동에서 오래 있다가 서울로 귀임했는데, 외국학교의 필요성을 느끼고, 이곳 학교로 보냈다고 하네요.



아이들이 외국생활을 오래 해 독립심이 강한데다, 남매가 한 학교에 있으니 서로 위로하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서로 동생, 누나 하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런 남매 학생들이 또 있었는데, 정확하게 어떤 경우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3 한국인 여학생이 인상에 남아요.



학교내에서 장학금을 받는 우등생이라고 하더군요.



학교교육에 만족하고 있으며, 영국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뭐가 되고 싶어요?” 했더니 “아저씨처럼 기자도 하고 싶고...”라고 대답하던데,

그 때 세게 말릴 것을(?)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기자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벼운 농담 정도로 이해하시길)



이 학생에게 제가 이렇게 물었어요. "외롭지 않느냐?"고요.

대답은 이렇습니다. "너무 바빠 집생각이 날 짬이 없어요"....



<만족감>



주변에서 해외 조기유학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많이 얘기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공부하기가 어떻느냐?’고 물어봤어요. 대부분 학생들이 “이곳에서 공부하는게 너무 좋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기숙학교 정도라면 ‘조기유학을 보내도 괜찮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숙사에서 만난 한 학생이 생각납니다.



기숙사를 둘러 보다가 한 학생이 “안녕하십니꺼?” 경상도 사투리로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이어졌어요.


“언제 왔니?”
“일주일 됐습니더!”
“어디서 왔노?”

(나도 경상도 사투리로 얘기. 부모님이 경상도 출신이기 때문에 사투리 조금은 가능)

“부산 동래에서 왔습니더!”
“왜, 왔노?”
“아부지가 가라서 왔심니더!”
“아부지가 뭐하시노?”
“도시가스에 다닙니더!”
“몇학년 다니다 왔노?”
“중학교 3학년(부산 사하구 D중) 다니다 왔십니더!”



그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공기업에 다니시던 부모님이 아이에게 영어, 국제화교육을 위해 애타게 수소문 하다가, 더 늦기 전에 중3 아이를 외국학교에 진학시키자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참! 얼마나 고민이 많았겠습니까?

( "이 세상에 부모 마음 다같은 마음, 아들 딸이 잘되라고, 행복하라고......."이런 흘러간 노래가사가 있지요. 다 그런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말레이시아 기숙학교 괜찮습니다. 결정하시기 전에는 물론 개인적으로 더 자세한 사항을 연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