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운영자 칼럼

교육컨설팅을 하면서 나눠드리고 싶은 글들 입니다.

말레이시아를 우습게 보지 말라니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02-22 12:00
조회
445
<2007.02.28>

‘국가경쟁력 말레이시아에도 뒤져

위 제목은 오늘 아침 동아일보에 게재된 기사의 제목이다.

그 제목의 배경인즉슨 국내의 저명한 정치인, 관료, 학자들로 구성된 ‘선진화 포럼’의 토론회를 소개하면서 한국의 경쟁력이 같은 아시아 국가인 싱가포르, 홍콩, 대만, 중국은 물론 말레이시아에도 떨어지는 게 말이 되느냐는 요지였다.

글의 제목과 기사를 읽으면서 최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살았고 지금도 말레이시아에 대한 애정과 밥줄을 매고 있는 나로서는 남다른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첫 째는 만만하게 홍어 X‘라고 국가경쟁력 순위가 발표될 때마다 왜 가만있는 말레이시아는 들먹이는 거냐는 것이다. 그것도 매번 꼭 같은 표현으로.

사실 매년 발표되는 국가경쟁력연감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국가경쟁력이 한국을 앞 선지 이미 오래였다. 내 기억으로는 이미 6,7년 전부터였던 것 같다.

실제 2004년의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발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5위를 했지만 한국은 그제나 어제나 여전히 30위권을 맴돌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첫 번째와는 모순된 시각이지만 자료를 발표한 IMD가‘대체 한국을 제대로 알기나 하고 순위를 매긴 것인가’라는 의구심이다.

한때 10%대를 육박하던 성장률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리의 성장률은 동급의 국가 중에는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 않은가. 특히 반도체, 조선, 철강은 세계 1위에 올라섰는데 변변히 내세울 것도 없는 말레이시아에도 떨어진다는 게 과연 올바른 평가냐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토론에 참석한 누군가는 ‘경쟁력평가 순위에 대해 맹신하지 말라고 했다’지 않은가.

다소 냉소적인 생각으로 신문을 덮으려니 이번에는 또 다른 의구심이 꼬리를 물었다.

즉, ‘그렇다고 세계적으로 가장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IMD의 평가를 우습게 볼 수만도 없지 않을까’ 하는 점과 ‘한국이 왜 그렇게 평가받아야 하는가’라는 의심이다.

‘도대체 우리가 뭘 잘 못하고 있길래 이런 평가를 받아야 하는가’
‘아니 만만하게만 보이는 말레이시아가 우리보다 나은 게 무엇일까 ?’


사실 몇 가지 천연자원을 빼면 국민개개인의 자질이나 교육열등 말레이시아가 우리보다 나은 것은 별로 없다. 우리에 비하면 정도는 약하지만 말레이시아 공무원들의 부패나 관계와 재계의 결탁도 만만치 않고 노동자의 근면성이나 기술은 우리와는 까마득하다.

단지 그들의 강점이라면 정치인들이나 국민들의 국가에 대한 의식이 비교적 건전하다는 것과 인종적으로 문화적으로 개방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업상 생겨난 편견인지는 몰라도 교육 특히 고등교육에 대한 그들의 경쟁력은 우리보다 몇 단계 위라는 점 뿐 그 외에는 별로 이렇다 할 강점이 보이질 않는다.

아무튼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시답잖은 요인들로 우리의 순위가 낮게 매겨진다는 게 어리둥절 했지만 때마침 발표를 한 국내학자들도 우리의 문제점은 노사문제, 의료, 부동산, 교육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빛나는 경쟁력을 붙들어 매고있는 족쇄를 풀 방법은 무엇인가. 해답은 아주 간단하게 나왔다. 즉 이 4개 분야를 곰곰이 들여다보니 공통점이 하나 발견되는데 바로 집단적 폐쇄성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해결책은 당연히 시장원리에 따른 자율과 개방이라는 점뿐이다.


물론 석학들께서 어련히 잘 진단과 처방을 내리겠냐마는 다른 건 몰라도 ‘우물안 개구리’같은 집단적이고 폐쇄적인 사고에서는 하루빨리 깨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조선말기 쇄국을 고집하다 일본에게 먹힌 것이나 준비도 없이 외압에 밀려 문을 열어주다 IMF의 구제 금융을 초래한 것처럼 또 다른 재앙을 부르게 될 것이다.


아니 재앙은 이미 시작됐다. 적어도 교육과 부동산부문에서 만큼은.
그리고 이 기회에 당부하노니 더 이상 말레이시아를 우습게 보지 말기를 바란다.
이 세상에 우습게 볼 만한 나라 별로 없다.

김선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