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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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컨설팅을 하면서 나눠드리고 싶은 글들 입니다.

수능시험장의 꽹과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11-12 12:00
조회
606
아침 출근길에 유난히 차가 막혀 웬일인가 했더니 오늘이 수능시험입니다.
교통정리 하던 모범운전자나 경찰 모두 고사장으로 달려갔는지 차들이 엉겨 붙어 사무실까지 오는데 무려 두 시간 반이나 걸렸습니다.

해마다 수능시험이 되면 출근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 운항도 영향을 받는 우리의 수능시험제도에 관해서는 참 말들도 많았습니다.
시험기간만 1개월이 넘게 걸리고 100% 주관식인 영국식 수능(Ordinary Level)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단 하루 만에 초,중,고 12년간의 학업을 결정짓는 우리의 수능시험은 화끈하다 못해 자칫 홧병까지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물론 수시입학이다 입학사정관제다 해서 전형방법이 다양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생일대의 운명을 건 원 샷(One Shot) 게임은 건재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위한 부모들의 노력도 가상합니다.
제 사무실 앞 조계사에도 수능시험을 위한 108일 기도회에 참석한 엄마들의 간절한 모습을 자주 봅니다.
거기다 시험 당일에는 학교후배들이라고 하는 어린 학생들이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꽹과리를 울려대는 모습이 해마다 언론을 탑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른지 몰라도 나는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수능시험 응원이라는 문화를 나는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무슨 운동경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예술공연도 아닌 지극히 개인적이고 지적게임에 꽹과리 소리가 방해가 되면 됐지 무슨 힘이 될 까라는 생각이 그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그런 집단 응원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내가 고등학교 1회라 그럴 선배도 없고 전통도 없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지방도시에 대학 진학율이 30%를 넘나드는 시절이라 그랬을지도 모르지요.

막히는 차안에서 원 샷 원 타임의 사지선다 게임이 존재하는 한 사교육이라는 덫과 꽹과리 응원이란 집단의식은 여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선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