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운영자 칼럼

교육컨설팅을 하면서 나눠드리고 싶은 글들 입니다.

우울한 조국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9-25 12:00
조회
10093
며칠 전에 코엑스에서 열린 유학박람회에 참석차 한국에 다녀 왔습니다. 미국,영국,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중국대학에서 한국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엄청나게 몰려와 있더군요.
상담부스도 거대하게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말레이지아관이라고 10개 남짓한 부스가 있었는데,
지나가는 분들이 “말레이지아? 말레이지아로도 유학을 가는 모양이지”하고 스쳐 지나가시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알고 나면 말레이지아에 유학 올 사람들이 많은데, 장점이 단점보다 많은데…
그래도 다른 나라는 엄두가 나지 않아서인지, 제대로 찾아주신 것인지,말레이지아부스에도 많이 찾아주셔서, 연 이틀 눈코뜰새 없이 바빴습니다.

두번째 날에 우연히 화장실에 갔다 오다가, 유학박람회 옆에 있는 이민/이주박람회장으로 잘못 들어갔는데, 왠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깜작 놀랐습니다. 부스마다 계산기 두들겨 가면서 심각하게 상담하는 것을 보고, 언제부터 이민 열풍이 불은 건지 씁쓸했습니다. 여기저기서부부인듯한 커플이가야 되는지, 가서 어떻게 살려는지 논쟁을 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애들이 불쌍해서 나가야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이민 수속비만도 천만원이라는데..
그 돈이면 말레이지아에서는 회사설립하고, 이주 비자 받고, 사업초기비용으로 쓸 수 있는 금액인데..

출장을 갔다 와서 핑계는 되겠지만 제가 글을 올린 지 오래되어서, 컴퓨터 앞에 앉아 몇 자 적어 보려고 해도, 착잡한 마음 때문에 글을 맺지 못하고 차일 피일 미루다 이제 쓰게 되었습니다.

우울한 조국
한 열흘 있는 동안, 보고 들은 것들은 우울한 내용들 뿐이었습니다.
"386, 반핵반김, 청개구리, 아파트 투신, 카드빚, 사교육비, 무너진 공교육, 학원,
집단 이기주의, 파업, 촛불시위, 개코, 개혁, 이념분쟁, 금강산관광…………"
어느 한가지 밝고 희망적인 얘기는 아니었습니다.
중소기업 하는 친구들은, “사장을다 도둑놈으로 본다. 그래서 중국으로 이전한다”고 하더군요.

10일간 내가 들어 봐야 얼마나 들었겠는가. 내가 잘못 들었기를 바랍니다. 그 친구들이 과장하고 불려서 얘기 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조국이 잘 되어야 밖에 사는 교민들도 기피고 사는데,
차라리 해외에 나와 있는게 마음은 편한 것 같습니다.

무엇 때문에 잘못되었는가,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가

제가예전에 읽었던 책에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자공이 공자님에게 정치는 무엇입니까 물으니, 국민들에게 양식을 주고, 국가에는 병력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신의가 있으면 정치라고 했습니다.
자공이 묻기를 이 세가지 중에 부득이해서 하나를 뺀다면 무엇입니까? 하고 물으니
공자왈 양식이다.
그러면 두가지 남은 것 중에 어쩔 수없이 또 한가지를 뺀다면 무엇입니까 여쭈어 보니 병력이다. 공자왈 나라에 신의가 없으면 나라는 망한다”

우리 사회에는 신의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신의를 회복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