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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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7-16 12:00
조회
692
23년 집권한 마하티르 수상도 집권말기의 레임덕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인가

얼마 전부터 신문/방송 해드라인에 수상얼굴보다 부수상 얼굴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수상이 참석해서 연설해야 할 자리에 바다위 부수상이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3,4월에 마하티르 수상이 2개월간 휴가를 간 기간에 이미 수상대행을 했다.
수상이 돌아 와 자리를 지킬 때 전국 각지를 돌면서, 지방 유지나, 주수상들과 만나서 자리를 확고히 하는가 싶었는데,
이젠 외국으로 나간다. 가장 가까운 브루나이에서 1박 하면 서 하산볼키아 국왕과 회담, 필리핀에서 4시간 있으면서 아로요 대통령과 점심식사, 그리고 일본에 가서 고이즈미총리를 만났다. 곧 한국도 방문한다고 한다.

첫번 째 방문국가인 브루나이에서 처음으로 자기가 차기 수상임을 밝혔다. 작년부터 마하티르 수상이 후계자는 바다위 부수상이라고 이미 국내외에 알렸지만, 바다위 입에서 처음으로 수상직을 업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수상이 된다면, 현 정권이 갖고 있는 외교정책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겠다…”
취임 전에 우방 지도자와 기업인을 직접 만나서, 통성명도 하고, 외교, 통상현안문제에 대한 탐색전도 하기위한 방문이다. 외국인투자가들에게는 정책의 일관성을 설명하는 계기가 되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새 사람이 집권해도 유효 적절한 외교를 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너무 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수상취임도 안 한 상태에서 외국 원수들에게 마치 현직에 있는 것 처럼 정책을 천명하는 셈인데...

이런 일련의 행보가 바다위 부수상이 독단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고, 마하티르 수상의 권유로 이루어지고 있다니,
지도자가 바뀐 후에 오는 갈등, 소요를 최소화 하고 순조로운 정권이양을 하고 있다.
미스터 젠틀맨, 겸손한 지도자라고 알려져 있는 바다위에게 전권을 주고 이 지도자가 총력을 기우려 국정을 운영하도록 준비작업을 해주는 것 같다.
대책없이 쫓겨나거나 물러나서, 그 동안 쌓아온 공적이 무의미해질 뿐만 아니라, 결국 국민들이 피해본 사례가 얼마나 역사적으로 많았던가

후계자인 바다위는 어떤 사람인가
64세인 바다위(Abdullah Ahmad Badawi)부수상은, 수상실 장관, 교육부장관, 국방부장관, 외무부장관을 거쳐 현재 부수상겸 내무부장관을 겸하고 있다.
20년간 여러 부처를 맡아 대과 없이 정치경륜과 행정경험을 쌓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레이계뿐만 아니라 다른 인종들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바다위에 대한 비토세력이 거의 없다는 얘기이며, 국정을 운영하고 책임지는 수상으로서 수업을 충분히 받았다는 얘기이다.

얼마 전부터 외신이나, 말레이지아를 몹시 못마땅하게 보는 비평가들은 마하티르후에 정치공백이 있어서 정국이 혼란스러울 것이다. 권력투쟁이 있을 것이라고 섣부른 논평을 해댔다.
이런 논평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정치적입지도 공고히 했다.
마하티르 수상과 교감이 있었던지, 수상이 물러나는 10월 이후에 정치권에서 소요가 있을 수 있다고 언론에 흘린 직후 같은 당 다른 계보의 보스들이 번갈아 가면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바다위 부총리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그리고 그들이 바다위 정권에서 부수상으로 임명되지 않더라도 절대 불복하거나 항명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했다.

재미 있는 나라이다
국왕 대관식도 그렇다
국왕을 5년에 한번씩 돌아가며 하는 것도 이 지구상에서 말레이지아 밖에 없다.
새 국왕이 왕궁에 입주하고 6개월 뒤에야 대관식을 하는데, 국왕으로 선임된 후에,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군, 경을 순시한 후에 대관식을 갖는다. 대관식 때 국왕이 근엄하게 한 말씀 해야 하는데, 업무와 현안을 제대로 파악한 후에야 비로서 즉 예행연습 한 후에 한 말씀을 해도 실수가 없다는 얘기이다. 최고지도자의 말씀은 그만큼 정확하고 무게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수상도 마찬가지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씀이나 결정이 국민과 국정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장관으로서의 말씀과 국가지도자로서의 말씀은 비중이 다르고 그 여파가 다르다.
취임 전에 현안을 파악하고, 사람을 만나면서 수상예행연습을 하고, 정치/행정공백 없는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얘기이다.

이런 게 준비된 지도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자기 당이 장기집권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흔히 보는 정권이 바뀌고,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범하는 것에 비하면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훨씬 안심이 되고 예측 가능한 정치를 하는 것 같다.

그럼 마하티르 수상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기가 하던 일을 물려주고 있고, 자기가 서있던 자리를 넘겨주고, 만났던 국내외 지도자들을 소개시켜주고 있다. 서류 인수인계가 아닌, 현직에서 업무인수인계를 하고 있다.
집권여당간부들이 민폐를 끼치고, 재산을 공개치 않고 은폐한 경우, 재산이 있는데 이를 가족이름으로 은폐한 경우는 나중에 적발이 되더라도 법적조치를 하겠다는등 정화운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후임자에게 정치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일련의 조치도 하고 있다.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될 소지가 있는 불법노동자를 검거하여 돌려보내고,
불법오락장 정리 불법 CD 검거하고, 전임수상들의 기념박물관을 단장하고,
현안들중에 이미 재원이 지출된 사업들은 마무리하느라고 바쁘다
급하지 않은 예산 집행은 후임자가 집행하도록 막아 놓고 있고,
마지막으로 정부부처를 돌아다니며 국리민복을 위해 공복들이 잘하라고 격려 겸 질책을 하고 있다. 또한 각부처마다 송별회도 받고 있다.

이렇게 하니 마하티르 칭송이 자자하고, 물러간다고 괄세하지 않는 것 같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수상의 사진전을 은퇴 시점에 갖겠다고 하고, 수상의 정치방법을 나중에 학생들에게 가르치자는 얘기도 있다.
학생연맹과 여성부에서는 수상부인의 자서전을 발간하고 여성의 역할과 권한을 신장한 부인의 역량을 평가하고 이를 본받자는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장기 집권한 지도자치고는 아름답고 명예스러운 은퇴이다.
신종추원(愼終追遠), 끝 마무리를 신중하게 하고, 옛 조상을 공경하라는 공자님의 가르침을 이슬람 신자인 마하티르 수상이 알리는 없겠지만,
후임자에게 철저한 준비를 시키고 떠나는 모습이 보기 좋다.

23년간 재임하면서 국민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몰랐으면 그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수 없었을 것이다. 물러날 때도 국민들이 무엇을 불안하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다.
책임경영, 책임지는 국정운영, 국리민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관성 있는 정책일 것이다.

이렇게 집권한 바다위가 어떤 정치를 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 과정과 방법은 일단 납득할 만한 것 같다. 그 또한 물러날 때 전임 수상에게 받은 대로 확실한
업무인수인계를 하지 않을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