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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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컨설팅을 하면서 나눠드리고 싶은 글들 입니다.

지도자의 말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7-16 12:00
조회
629
인텔이 100억불 투자하려는데 한국, 싱가폴, 말레이지아 중국등 어디에다 투자할 까 고려중이라고 합니다.

100억불이라면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우선 땅값으로 돈 생기고, 공장건설 해야 하니 건설업체가 덕을 볼 것입니다.
삼성이 말레이지아에 1억불 투자해서 현지인에게 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었으니, 적어도 몇 만 명은 일자리가 생길 테고, 외주 업체에 일거리가 생기니 거기에 또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고, 외국인이 들어와 살 테니 집 임대할 것이고, 호텔이 잘되고, 식당 잘되고 여행사, 운송회사등등이 호황을 누리게 되는 거지요.

그래서 무조건 한국으로 유치해야 하는데…

투자할 때 첫번째 고려사항은 투자국의 정치안정 및 전쟁발발여부 입니다.
투자국에서 쿠테타가 일어나거나 종교분쟁이 일어나 정권이 바뀌면 지어놓은 공장을 뜯어갈 수도 없고, 설치한 기계설비를 들고 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나라에는 투자를 기피합니다. 북핵 때문에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는 한반도에 투자 할리는 없겠지요. 노조도 문제겠고요.

한국에 투자할 경우 유리한 점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국가의 장단점을 파악해서 장점은 빌려 쓰고 단점은 보완해야 할겁니다.
물론 우리 정부에서는 여기 까지 다 신경 쓰고 계시겠지만..

국내외로 아주 어려운 시기에 우리 대통령이 5월에 미국 방문하신다는 데 좋은소식을 가져오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국제사회에서 지도자의 말씀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말레이지아에 있었던 일을 소개합니다.

첫번째 일화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이 APEC를 만들어서 제1회 정상회담을 미국에서 개최했었습니다.
다른 나라 국가원수는 다 참석했는데 마하티르 말레이지아 총리만 불참했습니다.
이유는 삐진겁니다.
몇 년전부터 마하티르는 동아시아경제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일본 한국 중국 홍콩, 동남아연합과 얘기를 하였는데, 미국 눈치를 보느라고 한국등이 시큰둥했습니다.
유럽이 단일화하여 경제블럭을 만들고,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NAFTA를 만들어 경제블럭화 하고 있는 마당에 일본, 중국, 한국등은 어디에도 낄 데가 없으니까 동아시아 경제협의체를 만들자고 했습니다. 미국이 이것을 그냥 내버려 둘리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 아이디어를 클린턴이 도용해서 APEC를 만들었으니 당연히 마하티르가 기분이 나뻣던 겁니다.
국내일이 바뻐서 참석 못하겠다는 거였습니다.
클린턴이 뭘 창설하고 마하티르가 뭘 하겠다는 것은 우리 같은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지 않습니다.
문제는 호주 수상이 정상회담에서 만난 클린턴에게 마하티르 혹평을 한 겁니다.

“마하티르는 고집장이라 말을 잘 안 듣는 (recalcitrant)다”고 했습니다.
자기들끼리는 코드에 맞는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이 한 말씀 때문에 호주 기업들은 말레이지아에서 2년간 제대로 사업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호주로 유학 가려던 학생들이 무더기로 다른 나라로 갔습니다.

두번째 일화
그리고 2년 뒤인가 인도네시아에서 개최한 APEC정상회담에는 마하티르가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클린턴도 만나고 한국 대통령도 만났겠죠. 여기서 우리 갱제대통령과 무슨 말씀이 오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상하게 한 2년간은 한국기업들이 말레이지아에서 사업하기 어려웠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그 대통령께서 말레이지아를 국빈방문했는데 마하티르와 저녁만찬을 하지 못했습니다. 국빈방문이란 여러 국가원수가 한 나라에 모였을 때 이 지도자 저 지도자 만나면서 중복해서 만나는 게 아니고, 방문국가원수를 만나러 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저녁만찬을 하면서 술도 한잔하고 우의를 돈독히 할 수 있는 기회인데, 저녁시간을 안 내주니 외무부와 대사관은 발칵 뒤집힌 겁니다.
나중에 밝혀진 일이지만,
마하티르가 한국대통령과 저녁만찬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음악회에 가야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세번째 일화
마하티르가 후계자로 키우던 안와르 부총리를 삭탈관직시키고, 검찰이 고소해 놓고 있었는데,
필리핀 대통령이 안와르 편을 든다고, 흰소리 한 마디 했습니다. 배우출신 대통령이라 쑈맨쉽이 있어서인지 모르겠으나
"개혁을 하려는 안와르를 퇴진시키는 것은 실수다”어쩌고 했습니다.
말레이지아에는 그 때 약 40만명의 식모들이 일자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2년동안 이들이 비자연장 받는데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국가 지도자의 국제사회에서 하시는 한 말씀 한 말씀이 국민경제에, 특히 외국에 살고 있는 동포들에게는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가 있습니다.

절대로 이런 일이 우리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