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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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컨설팅을 하면서 나눠드리고 싶은 글들 입니다.

한인 치안 자경단 창설을 축하하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2-19 12:00
조회
2716
“일본애들은 야쿠자를 불러와서 현지 날치기 범들을 끝까지 쫓아가서 작살냈다는군”,
“그러니까 놈들이 일본인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거야”
“우리 한인회는 뭐하는 거야”
말레이지아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푸념이었다.

말레이지아는 환경이 좋고, 애들 교육시키기 좋은 곳이고 또한 치안이 안전한곳이라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랑스럽게 얘기들 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한인들, 특히 장보러 나온 주부들이 심심찮게 오토바이 날치기를 당했다.
적게는 한 달에 한 두건 있다가, 많게는 하루에 같은 장소에서 두건도 당했다고 한다. 새로 온 사람들이 많이 당했다고 한다.
현지 경찰서에 신고를 하는 절차도 복잡하고, 당한 사람은 억울하고 급한데, 속터지게 느린 행정에 불만이 쌓였다. 그리고 범인을 잡은 게 전무했다.

한국인 주부들 가방을 털면 반드시 현금이 있다고 믿고 터는 것일까? 한번 재미 본 놈들이 계속 범행을 저지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암팡타운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은 괜히 미안해 했다. 자기 가게 오다가 아니면 왔다가 날치기를 당하니 미안한 것이다.
해서 한인타운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대책회의를 거듭하다가, 스스로 지키는 길 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자경위원회를 결성하게 되었다. 50여개의 회사들이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고 타운 중간에 방범초소를 세우고, 자경위원을 두어서 수시로 순찰을 돌며, 호르라기나, 사이렌을 울려, 소리 나면 각 점포에서 방범방망이를 들고 나오기로 했다.
곳곳에 그물을 보관하고 있다가 날치기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그물을 던져서 도주를 차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오늘 발대식에는 자경위원회(위원장 김용철 정원식당사장)가 준비하고 대사님, 한인회장이하 여러 귀빈이 참석하셔서 그 뜻을 격려하고 노고를 치하했다.
대사관에서 금일봉도 전달하고 싸이렌 장비를 제공하였고, 한인회에서도 많은 지원을 했다. 또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여러가지를 들고 나왔고, 음식 또한 푸짐했다. 족발, 막걸리, 떡, 잡채등등…

벌써 한건했다고,
초소가 생기자 마자 얼마 있다가, 오토바이가 빙빙 도는 게 의심스러워 미행하던 중에 아파트 앞에서 한국주부 가방을 날치기하는 것을 목격하고, 호루라기 불면서 쫓아가니 가방을 내 팽개치고 오토바이는 도주했다고 한다.
그런데 가방을 찾은 그 아주머니 왈, “아니 방범을 어떻게 서길 남의 가방을 날치기
하도록 내버려두냐”고 성을 냈다고 한다.
월급 받고 하는 일도 아닌데 가방 찾아주면 고맙다고 한마디 해주면 자경위원들이 신이라도 날 텐데..

발대식을 마치고 방범시설을 둘러보다 얼마 전에 당한 분이 그물을 만져보면서, 하시는 한마디에 주위 사람들이 신나게 웃었다.
“짜아식들 이젠 죽었다. 이 그물,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