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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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컨설팅을 하면서 나눠드리고 싶은 글들 입니다.

우울한조국 2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11-04 12:00
조회
11899
70년대
우리는 석탄냄새 나는 교실에서 도시락을 하루에 두개씩 녹여먹으면서 고3을 졸업했고, 전기가 안 들어와 석유 남포불을 키고 밤을 새면서 힘들게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맥주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감자탕에 막걸리 받아주는 선배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지겨운 입시경쟁을 잊고 공부 안 한다고 탓하는 사람 없는 캠퍼스 금잔디밭에서, 우리처럼 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느 선배들에 이끌려 학생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이름하여 의식화 작업.
“전환시대 논리”, “모택동 사상”, 마르크스, Amnesty International (국제사면위원회) , 민청련등등, 지금은 거의 잊었습다만…
선배들의 논리가 이해는 잘 안되었지만, 순수한 것 같았습니다. 군사유신독재를 타도해야 국가와 민족이 번영하고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위 국가가 될 수 있는데, 나이든 사람이 독재자에 항거하다가 감방에 가면 처자식은 누가 돌보겠느냐 그러니, 딸린 식구 없는 우리 학생들이 앞장서야 되지 않겠느냐.
제국주의 자본가들이 우리 누나들을 착취하고 있는데,방직회사에 위장 취업하여 거기에 있는 노동자를 의식화하여 뒤집어 엎어야 한다. 우리같이 없는 가난뱅이들이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강화하여 이 정권을 전복해야 한다 등등.
그렇게 몇 년 운동 같지 않은 지하운동을 하던 중, 우리의 적이라고 하던 박정희 대통령이 유고 라는 시커먼 신문들이 돌고도 몇 년이 지났습니다. 이젠 우리 국가와 민족이잘 살 수 있을 거라는 터무니 없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우리세상인줄 알았습니다. 동교동, 상도동집의 우리 보스들을 직접 만나보고, 수고비쪼로 맥주값도 받고 했는데,
그런데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보스들이 서로 헐뜯기 시작하니 그 하수인들인 우리 선배들은 앙숙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자기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도강한 정치학 시간에 교수 왈
“없으면갖고 싶은 거고, 갖고 있으면 놓고 싶지 않은 게바로 권력이다”
우리들의 보스는 우리가 주적이라고 생각했던 박정희대통령과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났습니다.
김영삼/김대중대통령이 우리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박정희대통령보다 못했다는 것은 밖에 있으면 느낄 수 있습니다. 국정을 책임지고, 국리민복을 위해서 누가 더 잘했는지는 이미 객관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때 그렇게 군사독재를 타도하자고 했던 김영삼/김대중대통령과그 추종자들은 박정희대통령를 욕할 수 있는 자격을 박탈당했습니다.민주화운동을 한 세대의 정당성을 빼앗아 버렸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부르짖던 언론의 자유와 민주화덕분에 대통령을 놈이라고 욕을 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완전 언론의 자유, 한국적 민주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저희들끼리 권력다툼 하느라고, 세력을 보전하느라고, IMF가 왔어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햇볕정책이 대한민국에게는 어두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동포를 총칼로 죽이고, 300만명의 자국민을 굶어죽게 한 북한정치집단에 대해 동포애로 포용하자는 발상도 있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봉사했는지, 자기 세력을 양성하고, 늘리기 위해서 계급투쟁한 것인지
이제는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으쌰으쌰하던 때와 집권했을 때는 달라야 합니다.
군사독재타도를 부르짖던 그들도 국가를 운영하기에는 미흡했었다고 판명되었습니다.국민을 위해서라는 미명하에자기 자리를 보전하고, 자기 자리를 남용하고,사리사욕을 채운자들도 있었었습니다. 우리들의 수준도 그랬습니다.
인위적인 의식화 작업이 아닌 비싼 경험으로 의식화되었고, 시행착오를 통해 국민들의 수준은 높아졌습니다.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는 생각을 수업료 내고 배운 것이죠.

데모꾼
그게 우리, 그리고 선배운동가, 지식인들이 만들어 놓은 한국정서가 되었습니다.
타도, 결사항쟁, 관철로 일관해 왔습니다. 민주사회의 싸움과 투쟁은 타협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조의 집행부가 타협을 하도록 허용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까? 타협을 하면 사꾸라라고 몰지 않았습니까? 무슨 야로가 있지 않았는가, 그러니 뒤집어 업어서 요구를 관철시켜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일사분란한 군대식(Military Mind)사회를반대한 그들이 일사분란한 언론, 여론, 국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정희의 국정운영방식에 찬성을 했던 국민들도 있는 것이고, 김영삼, 김대중정부 방식을 찬성하고 지지한 국민도 있지 않을까요. 노조의 결사항쟁 보다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헌신한 사원들도 있는 것이 아닐까요.
남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남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적이라는 발상은 이젠 버려야 할 만큼 대한민국은 성장했습니다.

노조의 힘에 의해 당선된 정권이 노조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당선되기 위해 협잡을 한 정부는 그 물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게 아닐까요.
순수한 학생운동, 민주화 운동은 결국 자기 집단의 계급투쟁을 한 부류에 의해서 그 의미가 손상되었습니다.

이쯤에서 70년대에 민주화운동을 했던 지식인들은,
군사독재타도를 부르짖었던그 방법이 옳았었는지, 그에 대한 부작용이 없었는지, 그 부작용을 아직도 모르고 아직도 계속 반복하고 있는지를 반문해봐야 할 때입니다.


이번 한국에 가서 들은
퇴임한 어느 교장선생님의 말씀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계에 한 것은 두 가지로서
자기들 지지세력을 늘리기 위해 개혁 어쩌고 하는 전교조를 지원한 것이고,
자기들 반대세력인 교권을 무참하게 망가트리기 위해, 선생들은 다 촌지 받고 학부형의 돈을 뜯어내는 흡혈귀라고 여론을 조장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학교에서 체벌하면 문자메시지로 경찰서에 신고하고, 학원에서 체벌하면 고마워하는 시대가 되었다.”

밤 11시 전철간,
교복입은 중고등학생들이 넘쳐 났습니다. 아니 지금이 몇 시인데, 이 늦은 시각에 어린 학생들이 이제야 귀가하는가?
학업에 대한 진지한 모습은 볼 수 없고, 단지 교실에서 헤어났다는 해방감에, 어른이 있던, 옆에 누가 있던, 내세상인 것처럼 전철간을 점령한 학생들. 이런 학생들에게 충고 한마디 해주는 어른 없고, 오히려 몸을 옴츠리고, 괜히 어린애들한테 봉변 당할까 봐 눈감고 있는 어른들.

“요즘의 젊은 세대는 부모세대처럼 배고프지 않습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부모덕에 자유스럽게 살고 있습니다. 자유의 세대입니다. 부모세대가 이룩해놓은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혜택으로 살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 시대의 꿈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자유!, 자유스러움은 그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자유는 자아 실현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자신의 삶을 책임지라는 명령이기도 합니다.
현실은 도처에 불안정성이 지배하고 있고, 더욱 거칠어진 경쟁의 문을 뚫는 것은 힘겹습니다. 욕망은 키워 놓고, 기회의 통로는 좁혀놓았으니, 곱게만 자란, 자유롭게만자란 젊은 세대는 삶에 대한 개인적 책임의 압박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젊은세대는 부모에게 고마워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기성세대는 권위주의와 고리타분한 노땅일 뿐입니다.”
이름이 기억 나지 않는 어느 분이 글입니다. 공감이 가는군요.

남부럽지 않게 놀아보기 위해 카드의 위력을 빌렸지만, 파우스트처럼물질적인 쾌락을 위해
영혼을 판 셈입니다.
기성세대는 자유가 얼마나 불안한 환경을 조성하고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를 가르치지 못한 책임이 있습니다.

마른 땅이 굳어지고, 고진감래, 힘들다 보면 좋은 시절이 오는 것이니, 우울해졌던 마음이 더 이상 나빠지겠는가 하는 희망으로 바꿔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신임 투표를 하겠다고 하십니다.
너무 하는 거 아닙니까
나라가 온통 시끄럽고, 선거철처럼 서로 욕을 해가면서,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있습니다. 이런 것에 대한 피해액을 조사해보셨나요.

10년동안 두 명의 자격 미달인 CEO를 두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손으로 뽑은 CEO들이 였습니다.
이제 또 한 분의 CEO를 모셨는데, 못해먹겠으니 신임을 묻겠다고 합니다. 그분도 운동을 했던 분입니다. 투쟁하는 식으로 한국이라는 나라를 운영할 수 없다는 게 두 정권을 통해 밝혀졌는데, 아직도 투쟁하는 식으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자기 말 안 듣는 자식은 내자식이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개혁 그거 지금 한국에서 필요합니까?
개혁이 아니고, 개선이 아닐까요?
개혁은 뒤집어 엎겠다는 뜻으로 알고 있는데, 뒤집어 엎으면, 뒤집힌 국민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정치개혁이 특정정당을 키우겠다는 뜻인가요.

신임해달라고, 내가 아직 쎈 사람인지 재신임해 달라고, 그럼 작년에 찍어준 사람들은 빼고, 안 찍어준 사람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찍어달라는 뜻인가요?
재신임받아서 하실 일들을 지금 하시면 안 되는가요?
뒷다리 거는 국회와 언론을 없애버리겠다는 뜻인가요? 그냥 둘거라면투표할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가물었다고, 함부로 내놓고 기우제를 지내지 못하는 게 현대 사회입니다. 비가 오면 손해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농경사회에서는 전 국민이 농사지어 먹고 사니까 한가지 직업 밖에 없지만, 현대는 다기화 된 사회라 국가의 수장이 어느 한 부류를 위해 기우제를 지낼 수도 없는 세상입니다.
유신국회 건너편에 민주국회 있고, 노조 건너편에 기업이 있고, 노사모 건너편에 안티노사모가 있는 것이고, 한총련 건너편에 반공시민이 있는 것입니다.
자기 지지기반을 갖기 위해 편을 만드는 것은 극약 처방이고 극약은 항상 부작용이 따르는 것입니다.
인기에 영합하는 이벤트식 정책, 표를 얻기 위한 지역갈등 조장은 부작용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 부작용은 결국 국민에게 손해를 끼치는 겁니다.
최고의 지성인으로서 국민을 대표하여 차근차근 말로 해야 하는 국회 청문회에서 자기가 묻는 말에 제대로 답을 안 했다고, 성질 난다고, 명판을 집어 던지는 폭력은 이젠 바라지 않을 겁니다. 청문회 스타라고, 속시원 하다고 기분 좋았던 우리 국민의 수준은 이제 아닙니다.

지지율이 10%수준이라는 것은 정책이나 국가운영의 점수가 10%수준이라는 뜻이지 하야하라는 얘기는 아닐 겁니다. 표를 찍어주지 않은 사람도 정식 민주주의 절차를 존중해서 가만히 있는 것이고, 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못해먹겠다고 하다가, 재신임을 묻겠다고 하는 것을 보니 대통령 수행능력여부를 의심하기 시작할 겁니다. 대통령 해먹기 힘든 나라가 한국인지 모르고 대통령 되신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이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
이미 망그러진 나라인데, 이미 힘들다고 다들 알고 있고, 거대 야당의 지지율도 형편없으니, 고개 숙이고 묵묵히 자기 할일 하나씩 풀어가면 되는 호기 아닙니까. 우리국민은 윗사람을 우러러 보는 국민입니다. 온정이 있고, 열정이 있는 민족입니다. 다 내 탓이라고 하는 사람 욕하지 않습니다. 능력이 부족해도 인사성 하나는 밝다고 하는 게 우리들입니다.

지지율이 떨어져서 정권유지에 위기를 느끼게 되었고, 그 지지율 떨어진 게, 단순히 언론과 국회가 발목을 잡아서 그렇게 된 건 아니라는 것을 아시지 않습니까. 그 것을 모르신다면, 국민의 뜻도 모르는 무능한 행정부입니다. 국민의 요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무지한 정부 입니다.
아신다면, 아직까지 집행한 정책을 거둬들이고, 그 것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면 될 것 아닙니까.

협의를 거치지 않은 고뇌에 찬 결단.
비서진들은 뒀다 언제 써 먹을려고, 월급 주는 것입니까. 발생하는 비용과 국민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대통령 혼자 계산 하실 수 있습니까,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어보시는 신중한 대통령을 국민들은 바라는 겁니다.

도덕과 정치는 양립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도덕의 허명으로 표를 받았으니 자업자득입니다.
자기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서 유신국회를 만들었고, 전교조를, 노조를 , 한총련을, 노사모를 지지기반으로 만든 것과 뭣이 다릅니까.
유신국회 만들어서 경제부흥은 시켜 놓았습니다. 전교조, 노조, 노사모를 통해서 무엇을 국민에게 주었나요, 줄려고 하는가요
어느 의원이 통합신당에 들어가려고 눈치보다 억지 구실을 붙여가며, 입당정당성을 찾은
“새벽 미명의 어둠이 더 깊고 길게 보이지만 빛나는 태양에 더 가까이 있듯이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환멸이 가득한 오늘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새로운 정치, 희망을 주는 정치, 그래서 방법론으로써의 과감한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좌다”
70년대 군사정권때 민주화운동 하던 말과 어쩌면 그렇게 똑 같습니까
이런 것을 국민에게 줄 것인가요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책임지는 정치가 아닐까요
기득권, 집단이기주위, 부패, 언론, 이런 것을모르고 대통령되신 건 아니지 않습니까
측근의 11억으로 대통령직을 걸겠다는 것과, 순수한 젊은이들의 정서를 흐리게 한 송두율이는 봐주자는 것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균형이 있는 감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사회는 감성적이지 않습니다. 치열하고, 냉담하고, 치사하기도 합니다. 감성적인 정치는 법을 철저히 지킨 이후에 은혜를 베푸는 차원에서나 가능한 겁니다. 법을 철저히 지키도록 칼날을 시퍼렇게세워 법을 집행한 후에나 감성적으로 은혜를 베풀 수 있는 것이 법치국가의 지도자의 아량이 아닐까요.

재신임을 묻겠다는 말을 용기 있게 걷어 들이시고, 각계각층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서 하시기를 바랍니다. 아직 4년이나 남았습니다.
우리는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기를 바랍니다. 어느 특정인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민주절차를 거쳐 당선된 대통령이 자기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 왔을 때 자랑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2년만 시간을 주십시오, 잘못된 정책은 수정하고, 잘못된 인사는 개편하고, 묵묵히 일해보겠습니다. 2년 뒤에도 지지율이 50%가 안되면 그냥 내려오겠습니다.” 라는 말이 더 신의 있게 보이지 않을 까요.

동남아에 와 계시다니
우리 대통령이 그리워서쓸데 없이 푸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