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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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컨설팅을 하면서 나눠드리고 싶은 글들 입니다.

신해철의 변명 위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02-24 12:00
조회
443
신문을 볼 때마다직업상 내가 빼먹지 않고 챙기는 내용은 교육에 관한 기사와 광고다. 엊그제는 아주 의외의 광고를 보게 되었다.
바로 네티즌 사이에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신해철’이라는 가수의 사교육 광고였다.

그의 노래나 행동이 내 취향이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그간의 소문을 생각하면 그의 사교육 광고는 낯설기만 했다.
사실 그간 몇몇 연예인들이 사교육업체의 광고모델로 등장했지만 대부분 재수학원이나 영어학원같은 다소 피할 수 없는 대상이었다.
그런데 그도 저도 아닌 천하의 신해철이 사교육시장의 시발점인 특목고 입시학원의 광고에 등장하다니.

하기야 거기까지는 경제도 어려운데 그런대로 이해할 만도 했다. 하지만 비난여론에 대해 오을 그가 자신의 미니 홈피에 올렸다는 해명성 글을 읽고는 우리사회의 도덕수준이 얼마나 타락했는지 그리고 갈데까지 간 양심불감증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CF 역시 아티스트에겐 표현의 일종이고, 이번 광고 출연은 평소 교육에 대한 내 생각의 연장이며, 평소의 내 교육관과 충돌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물론 나는 그의 교육관이 무엇인지 아니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른다.

다만 TV나 신문을 통해 간혹 접하던 그의 행적은 모든 사회적 이슈에서도 그랬지만 특히 사교육문제에 대해서는 지극히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

사실 사교육 문제는 학생들 당사자와 대한민국 모든 학부모가 앓고 있는 불치의 중병이고 사회갈등과 분열의 시발점이다.
오죽 했으면 어느 친한파 일본인이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으려면 사교육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까지 조언했을까.

며칠 전에도 목욕탕에서 구두를 닦는 한 40대 가장의 기사가 실렸다. 부부가 하루종일 일을 해도 아이들 사교육비를 댈 수가 없다는 얘기에는 그만 학원을 보내질 말아야지 그 무슨 짓이냐는 구두닦이 아빠에 대한 분노와 함께 기막힌 우리사회의 현실에 허탈감이 들기도 했다.
우리의 사교육시장은 탐욕과 불평등 그리고 협박과 술수가 횡행하는 우리시대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자기밥벌이와 변명에 대통령 이름을 들이대고 광고료를 자신의 용돈으로 격하시켜 비켜가려는 그의 해명에는 비열한 혐오감과 슬픔마저 느껴진다.

명박형님께서 사교육시장의 에너지를 팍팍 넣어주신 결과, 엉뜽하게 제가 득템~~~~각하께서 주신 용돈 잘 쓰겠습니다

하긴 지난 정권때도 반노측에서는 모든 게 노무현 탓이라고 했고 언제부터인지 대통령은 조롱과 비아냥이 되고 일상의 생활용어가 됐으니 딱히 그만 뭐라 하기도 그렇다.
또한 독설가로 유명한 그에 대해 또 다른 독설로 대응한다는 게 자식키우는 애비들끼리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너무 자주 써먹는 바람에 쑥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공자님의 말씀을 빌려 이 말만은 꼭 그에게 들려주고 싶다.

“기소불욕(己所不慾)이면 물시어인(勿施於人)이라”
즉, 네가 하기 싫거든 남에게도 권하지 마라.

거듭얘기 하건대 그의 사교육 광고출연을 탓하는 게 아니다.
변명에서 보여준 그의 위선이 아주 비교육적이고 가증스럽다는 것이다.

그의 엽기적인 광고를 애들이 볼까 민망스럽다.

김선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