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 어떻게 해야 하나

자녀교육의 반은 어머니가 채워야

어느 학교에 다니던 자녀교육의 반은 부모님이 채워주어야 합니다. 아무리 시설좋고 100% 원어민교사가 가르치는 학비 비싼 학교라고 해서 학교가 다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아래의 사항들은 부모님이 각별히 신경써서 보충해 주어야 하는 것들입니다.

1. 영어 수업 따라잡기.

학생들이 외국에서 공부하는 데 가장 어려운 이유는 말할 필요도 없이 [영어] 때문입니다.

영어과목은 물론, 수학, 과학, 역사, 지리 등 모든 과목이 수업진행은 물론 시험출제도 영어로 되니 실상은 영어시험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수학을 하던 아이도 여기 와서는 단순 계산문제를 제외하고는 수학문제를 손을 대지 못해 fail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결국 영어능력으로 모든 학과과목 성적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나름대로 영어과외도 하고 학원도 다녔는데 막상 말레이시아에 와보니, 들리지도 않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한국에서 온지 3개월이 되었는 데도 도대체 영어 한마디 안 쓸 때 부모님 속이 탑니다. 6개월이 지났는데도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냐고 물어보면, 전부 한국 애들 이름만 나옵니다.

1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영어준비반을 벗어나지 못하면 부모님들은 다급한 마음에 금방 학교를 바꿀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문제의 실상은 영어가 들리지 않아서, 교사가 가르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물론 아이가 집에 와서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집에 오면 가방은 내팽개치고 숙제가 있는지 없는지 아랑곳 않고 그 다음날 그 가방을 그냥 가져가는 게 보통입니다. 해당 과목의 학교진도가 어디를 나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모님들 마음이야 숙제도 도와주고 다음날 수업시간표에 맞춰서 교과서도 챙겨주고 공부를 어느 정도 하고 있는지 확인도 하고 싶지만, 한국학교와는 시스템이 다르고 curriculum이 온전히 통일되어 있지 않은 데다가 무엇보다 영어로 되어 있는 까닭에 그저 하는 얘기가 “숙제해, 공부해”라는 말씀밖에 할 수 없어 하십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과외를 시키시는 게 보통입니다.

이 때 무작정 과외를 붙였으니 안심하실 게 아니라, 과외 교사에게 부탁해야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일종의 작업지시인데, 아무 교재나 가지고 과외를 할 게 아니라,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해줄 것을 부탁해야 합니다. 이왕이면 학교 교과서로 학교 수업을 복습해 줄 것을 부탁하는 것입니다.

또한 부모님께서도 해당 학과목의 영어용어들(terms)만이라도 아이가 암기하도록 방향을 잡아주십시오. 아이가 학교수업에서 아는 단어가 들리기 시작하면 수업에 흥미가 생기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방법들로, 초반부터 모르는 것을 쌓이지 않도록 잡아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모르는 것이 쌓이기 시작하면 점차로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되고 특히 유학생활의 특성상 더욱 그러합니다.

이렇게 방향을 잡아주신다면, 1년 지나면 그럭저럭 따라가고, 뭐라고 영어로 의사표현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해 하실 것입니다. 학교성적은 별로 신통하지 않아도 친구들과 영어로 감정표현하고 우리가 배운 것과는 다른 발음으로, 몸짓도 마치 영어권 사람처럼 하기 시작하니까요. 처음에는 도저히 늘지 않을 것 같던 영어가 저절로 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영어가 되면 조기유학에서의 얻게 되는 수확 중 가장 큰 것을 이미 얻었다 할 수 있지만, 말레이시아에서라면 영어 하나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습니다.

2. 중국어 동시 정복

다른 나라로 유학을 갔다면, 영어 하나만 배우고 말겠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영어 한 가지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습니다. 욕심을 내어 목표를 좀 더 높게 잡을 수 있습니다. 중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데 왜 안 배우게 하겠습니까.

중국어는 자녀들이 사회에 나가는 10-15년 뒤에는 영어만큼 중요한 외국어가 될 것이고, 특히 한국인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한국에서 조기 중국어교육이 영어교육만큼이나 중요성이 더해가는 이유입니다. 현지 중국학교를 다니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라도 1주일에 2-3시간씩 3-4년만 배우면 일상생활 기본적인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사실 영어는 나이 들어서도 배울 수 있는 외국어지만, 중국어는 어렸을 때 발음을 배워 놔야 수월한 언어입니다. 또 어렸을 때 조금이라도 익혀 두어야 나중에 성인이 되어 본격적으로 배우더라도 스스로 효과적으로 배울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그렇게 영어를 배워도 막상 외국에 나가면 영어가 안 되는 이유가 독해 및 문법 위주의 수업만 할 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어린애들이 자라면서 국어를 배우는 과정을 보면 “가나다라”, “ㄱㄴㄷㄹ”부터 배우지 않습니다. 쉬운 일상 용어, “엄마, 아빠, 누나, 자전거, 기차”등의 단어나 “맘마 먹어서”, “쉬 할래” 등의 간단한 표현을 익히면서 언어를 배웁니다.

중국어도 문법보다는 “니 하우마”, “워 부츠따오”라는 표현을 배우고 직접 사용하면서 중국어를 배워야 살아 있는 언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인구 중 약 30%는 중국인이고, 특히 인텔리전트 및 경제계의 거물은 대부분은 중국인일 정도로 중국인의 파워는 상당합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의 중국어 조기교육이 더욱 실용적인 이유는, 배운 언어를 밖에 나가서 중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사용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자기 언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3. 한국어를 놓치지 않아야.

“우리 애는 한국말은 잘해요, 한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되어서…”
“우리 애는 외국으로 대학 진학할 거니까 한국어는 말만 되면 되죠.”

하지만, 정작 부모님께서 놓치고 계신 것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할 때와는 달리, 아이들이 한국어에 노출될 환경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야 자나깨나 들리는 것이 한국어이고 사회 자체가 교육의 장이므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별도의 공부를 하지 않더라고 자연스럽게 어휘력과 표현력이 제 학년에 맞추어 향상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살지 않고 한국교과과정을 배우지 않으면 한국인이라 해도 국어 어휘력이 절대 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유학 갈 때 그 수준의 어휘력이 그대로 남아 있거나 퇴보되어서, 한국에 돌아와서는 언어가 어눌해지고 때문에 한국 사람을 만나기 꺼려하는 경우까지 생겨납니다.

영어와 중국어를 잘하는 것, 중요합니다.

단, 한국어를 고급스럽고 유창하게 구사할 줄 안다는 전제하에서 그러합니다. 한국인은 이민 3세가 아닌 이상 결국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업무 ? 심지어 다국적 기업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에도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업무 – 를 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어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영어, 중국어를 아무리 현지인처럼 구사한들 한국인이어서 가지는 강점을 이미 놓친 상태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한국인들과 온전히 섞이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정체성의 상실 또한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실상 이 부분 – 한국어교육 및 한국문화 – 이야말로 부모님들이 집에서 얼마든지 교육시켜 채워주실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집에서 아이에게 국어과목 책을 읽고 쓰는 습관을 들이고 천자문 등 한자 공부를 시키십시오. 정히 어렵다면 어린이용 비디오나 시트콤 프로 DVD를 빌려 보도록 하십시오. 한국에서야 텔레비전 보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게 당연하지만, 외국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현재 한국에서 쓰고 있는 일상어 대화를 시트콤 같은 프로를 반복해서 보고 들으면서, 애들이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그 때 그때 짜증내지 말고 풀어서 설명해주는 것이 바로 한국어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모님의 노력들로 일상적인 한국어 어휘가 퇴보하지 않도록 잡아줄 수 있겠지만, 보다 학구적인 용어들(academic terms)은 정작 정식 교과과정을 통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한인학교를 보내야 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영어 공부하는 데 방해될 거 같아 한인학교는 안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가 한인학교 가서 배우는 게 없고 피곤하기만 하대요..”
“1주일에 하루 하는데 얼마나 배우겠어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한인학교를 안 보내면 그만큼 손해입니다. 말레이시아 한인학교는 주말 학교이지만 유치부부터 고1 과정까지 550 여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국어, 수학, 사회, 문학, 한문, 음악, 체육 과목 등 주요과목을 한국에서 사용하는 7차 교육과정 교과서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서도 공부를 잘하면 더 좋겠지만, 공부 잘 못해도 괜찮습니다. 선생님 하시는 말씀만 들어도 되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얘기만 하더라도 한국어가 향상됩니다.

물론 주말학교인 까닭에 전과목을 다 가르치지도 못하고 자세한 내용을 다 가르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주마간산 격이라 해도 한국어의 말하기 쓰기 듣기 외, 수학, 사회 나아가 한자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학문적 용어(academic terms)에 대한 기본적인 어휘는 어느 정도 소화하게 됩니다.

한인학교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과 받아본 학생은 나중에 한국으로 대학을 가거나 취업을 했을 때에 확연한 차이가 납니다. 아이가 학교 가기 싫어, 갖은 이유를 대면서 안 가려고 할 때에도 부모님께서 속지 말고 밀어 넣으셔야 합니다. 나중에 후회하셔도 이미 때가 늦습니다.

이 외에도 재외동포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 – 한국어, 한국문화, 고적답사, 국토순례 등 강의 및 체험학습 프로그램 – 등을 활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국제교육진흥원, 재외동포재단 등에서 10박11일 일정 US$500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혹은 방학 중에 한국으로 보내서 사촌이나,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고, 동네에 있는 학교에 찾아가서 청강생으로 2주 내지 한달 정도 다니게 하면 생각 이상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곳 방학과 한국 방학기간이 다르고, 한국학교에서도 외국 소식을 알려줄 학생이 와 있다는 데 싫어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의외의 성과를 거두기도 합니다.

또한 한인학교 도서관에 있는 약 4,000권의 도서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애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글씨도 크고 만화처럼 내용을 풀어놓은 책도 있으니 아이 수준에 맞게 책을 빌려 같이 읽도록 계획하십시오. “리딩랩”이나 “북새통” 등도서 대여점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살아가는 데 있어 기본이 되는 한국어 능력은,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집니다. 몇 년 부모님의 섬세한 노력으로, 아이가 모국어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잡아주십시오.

4. 다국적 친구들과의 친교활동

물론 영어학습을 비롯한 학과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학과공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다국적 친구들과의 인적 교류(human networking) 입니다. 사회생활을 해 보면 “얼마나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느냐”보다 “누구를 아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좋은 대학 가려는 것도 거기에서 알게 되는 지인들과 맺는 인맥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말레이시아에는 어느 학교이건 많게는 50여 개 국적의 학생들이 우리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후진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은 해당 나라에서 보통이상의 집안 환경을 가지고 있고 나중에 자기 나라에 돌아가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을 사람들입니다. 때문에,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선진국 친구보다 후진국에서 온 학생들과의 교류가 더 중요할지 모릅니다. 피부색이 검을수록 더 중요한 인맥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세대와는 달리, 자녀 세대에는 세계화(globalization)가 가속화될 것이고 지구 구석구석이 우리 아이들의 무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어린 자녀들에게는 인적 자산이 될 것이라는 목적으로 친구들을 사귀는 안목이 없습니다.

부모님이 아이에게 나라마다 대표적인 친구 한 명씩만이라도 확실하게 사귀도록 도와주시면 어떨까요. 간단하게는 한국식당에 초대해서 김치찌개 한 그릇씩 사주면서 추억거리를 만들어주실 수 있습니다. 또는 아이에게 친구들과의 추억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거나 친구들의 이메일 주소 리스트를 만들도록 도와주십시오.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10년 뒤에도 연락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오늘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한 작은 기억과 추억들이, 장래 훌륭한 인맥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그 친구들과 좋은 사업파트너 혹은 에이전트가 될 가능성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